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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원우 성공수기
토요일 아침. ‘콜록콜록’ 거리는 아들을 데리고 소아과를 방문하였다. 소아과에는 기침하는 아이들, 열이 나는 아이들, 장남감 가지고 노는 아이들, 여기저기
아이들과 엄마 아빠들로 가득 차 있었고 앉아 있을 의자를 찾기 힘들 정도로 환자들이 많았다. 아들에게 다른 병이 옮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병원은 어수선하고 공기가 탁했다. 환자가 많은 주말에만 병원에 가야 하는 직장맘의 고통이라 느껴졌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엄마들의 힘든 대기시간을 줄여 줄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들이 나의 머리 속을 맴돌았다. 진료예약 문화를 대중화 시키면 어떨까? 과연 엄마들이 이런 이점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생각이 있을까?
나라면 이러한 이점에 대해 건당 500원을 지불할 의사가 있을까?
나의 가슴은 뛰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500원 x 100명 = 50,000원을 한 병원에서 하루에 벌 수 있는 금액이야 라는 생각이 나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그럼, 25일만 계산해도 한 달에 한 병원에서 125,000원. 소아과가 전국적으로 2,000개가 넘으니 10%만 장악해도 난 125,000원 x 200 = 25,000,000원을 매월 벌 수 있어.
엄마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생각한 나의 생각은 온통 돈 계산으로 머리가 가득하였다. 그래! 바로 이거야! 그럼, 시스템은 어떻게 구성하지? 어떻게 작업하면 편리한 진료예약 서비스가 될까? 나의 생각은 점점 개발에 치중하여 어떤 시스템을 구성해야 할 지에 대해 다시 빠져들기 시작했다. 시스템 구상과 돈 계산이 끝나자 대략적인 사업구상이 끝난 듯 보였다.
몇 년 전, 신규 XML 기술이 나오고 웹 기술의 유행이 시작될 무렵, 난 XML 자동인식 및 XML 관련한 기술에 대한 사업구상을 하였었다. 난 이에 대해 남편과 상의하던 중 너무 기술에 치중되어 있었던 나의 사업구상에 대해 남편의 반응이 시큰둥하여 사업구상을 포기한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꼭 대중적이고 사회에 필요한 내용으로 사업구상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진료예약에 대한 사업구상을 해 나갔다. 하지만 막상 사업을 구체화 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회계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고 MBA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월요일 새벽이면 주섬주섬 출장 가방을 챙기고 잠자고 있는 우리 예쁜 아들 둘과 잠들어 있는 남편을 확인한 후, 잠에서 깨지 않도록 살며시 집에서 빠져 나와 공항버스 타는 곳으로 향해야 했고 금요일이 되어서야 오후 8시를훌쩍넘은시간에집에도착한나는작은아들동화책을읽어주다잠들곤하였다. 이런 생활 속에서 내가 어떻게 MBA 공부를 할까 고민하던 중, 남편으로부터 아주대에 사이버 MBA가 있다는 정보를 듣게 되었고 결국 아주대 사이버 MBA에 입학하게 되었다. 평소에 컴퓨터로 강의를 듣고 토요일에는 가끔 오프라인 모임이 있어 직장생활을 하는 내게는 정말 안성맞춤 교육 방식이었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울산에 출장이 잦았던 나는 오히려 아이들과 떨어져 있어 밤에 맘껏 강의를 들으며 공부할 수 있었다. 물론, 시험 때는 주말에 아이들도 챙기며 집안 일도 하면서 어떻게 시간이 지나가는 지도 모르게 지나갔지만 MBA 공부를 통하여 나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회계 공부를 위하여 진학을 결심한 MBA과정에서 내 생각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마케팅 강의시간. 교수님의 달변으로 난 강의 속으로 빠져들었다. 교수님의 강의를 들을 때마다, 나의 머리 속에서는 사업구상에 대한 생각이 더욱 더 구체화 되며 사업에 대한 상세 스펙과 마케팅 전략 등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며 나의 생각의 관점이 바뀌기 시작하였다.
고객이 좋아하는 제품이 어떤 제품일까?
어느 정도 제품 가격이 적정선일까? 최대 마진을 남길 수 있는 가격대는 얼마일까?
어느 위치에 있는 고객들이 내 제품을 더 선호할까?
어떻게 홍보하면 내 제품을 최대한 널리 알려서 필요한 사람이 찾아오게 만들까?
사업의 다방면에서 생각하게 만드는 마케팅 강의 덕분에 우물 속만 보다가 우물 밖으로 나온 기분이었다. 뼈 속까지 개발자인 나는 점점 넓게 보는 시야를 가지게 되었고 제품 중심의 생각에서 고객 중심의 생각으로 점점 변하게 되었다.
기술 중심의 생각이란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중심으로 시스템을 어떻게 구성하고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제품을 만들 때 어떤 기술이 필요한 지 등등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기술 중심으로 모든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제품을 만들 때 내가 이런 기술을 가지고 있으니 이 기술을 활용하여 남들이 따라오기 힘든 분야를 개발해 나가야지 하는 생각과 더불어 실제 고객의 필요성을 떠나서 기술 중심으로 제품을 만들게 되며 또한 다른 사람과의 협업이 아닌 홀로 기술의 장인처럼 기술 중심적인 제품을 만들다가 이미 협업을 통하여 더 좋은 기술로 더 좋은 제품이 나올 수도 있고 실제 제품을 만들었다 하여도 실제 시장규모가 터무니 없이 적어 결국 대중화 시킬 수 없고 많은 손해만 보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다면 고객 중심의 생각이란 무엇일까?
고객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얼마나 많은 고객들이 그러한 기능들을 필요로 할 것인가? 고객에게 이점이 무엇인가? 고객에게 불편한 점은 없을까? 이러한 질문을 함으로써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어 스펙이 먼저 정의되고 제품을 개발할 때에도 고객 중심으로 모든 것을 개발하며 고객에게 꼭 필요한 것, 고객에게 불편한 점이 없도록 스펙을 구상하고 발전시켜 나아가서 많은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 때 고객 중심의 생각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결국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그런 생각에서 기인할 때 고객에게 필요한 제품이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몇 년 전 구상하였던 XML관련 사업은 기술 중심의 제품으로 기술의 관점에서만 멋진 사업구상이었던 것이다. 그것을 사용 할 고객층이 누구인지? 얼마나 많은 고객들이 그 제품을 사기 원할지? 고객에게 주는 이점이 무엇인지? 고객에게 어떠한 불편한 점이 있는지? 그 어떤 것도 고려되지 않은 단지 기술이 멋지고 편리하여 누군가는 사용할 거라는 막연한 사업구상이었던 것이다.
MBA 공부 이후에는 고객 대상자, 고객 시장규모, 기존 시장조사, 제품 비교 및 장단점 조사, 가격 조사, 위치 별 시장규모 등등 다양한 내용들이 내 사업계획서에 차곡차곡 쌓이며 모습을 갖추어 갔다. 회계 때문에 시작한 공부에서 마케팅과 사업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와 사례를 접함으로써 보다 탄탄하게 사업을 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회계에도 다양한 회계가 있음을 MBA를 통하여 알게 되었다. 재무회계, 관리회계, 세무회계 등등 어떤 방향에서 바라보는 지에 따라 회계에서 어떻게 관리하여야 하는지, 무엇을 관리 하여야 하는지 등 회계에 대해서 배움에 따라 재무재표를 읽을 수 있게 되어 재무재표의 흐름에 따른 회사의 돈의 흐름과 방향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그 이외에도 투자 대비 Return, 각 케이스별 통계, 인력관리에 필요한 다양한 내용을 배울 수 있어 사업을 하기 위한 기초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MBA 과정을 마치고 1년 뒤 결국 환자의 대기시간을 줄여주기 위한 진료예약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진료예약 서비스의 고객은 병원과 개인 모두 해당되기 때문에 병원에서의 입장과 진료예약을 사용하는 개인에서의 입장을 고려한 서비스를 계획하게 되었다. 기존의 진료예약 서비스의 단점을 보완하여 실제 시간을 맞추어 줄 수 있는 진료예약 서비스를 고려하였고 무엇보다 환자 중심의 플랫폼을 만들어 그 플랫폼에서 진료예약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실시간 예약이 가능하고 실제 예약한 시간에 최대한 맞추어 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 1시간 이상 기다리던 환자의 대기시간을 대폭 줄여주어 10분 이내에 진료를 볼 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늘 그러듯이 제품이 다는 아니다. 효과적인 마케팅과 영업력 없이는 고객을 확보할 수 없었다. 5년간의 고군분투 끝에 또 다른 서비스와 함께 여전히 진료예약 서비스를 운영해 나갈 수 있어 어느덧 10년간 사업을 유지하게 되었고 이제는 차근차근 사업 영역을 발전 시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생각의 관점을 바꾸고 다방면으로 기초 지식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된다. 물론, 함께 수고하고 열의를 다해 일해 준 직원들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올 수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은 논외로 접어두자.
사업을 이끌어 나가는 대표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악기가 모여 하모니를 이루고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휘자는 인도한다. 하나의 악기라도 그 박자를 놓치거나 음을 이탈하거나 쉬고 있다면 웅장하고 아름다운 하모니의 조화를 이루어 낼 수 없다. 또한 그 소리를 내는 각 악기의 강약을 어떻게 리드할 지 전체의 흐름을 어찌할 지 등등 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주저 없이 선택하고 알려주고 이끌어 나가는 것은 지휘자의 몫이다.
사업초기 모든 일을 혼자 하면 혼자 전문가가 되어 모든 악기를 다 다를 줄 알아야 한다. 세무회계 사무소에 영수증을 맡기면 물론 모든 기장과 세무조정을 담당하여 주지만 회계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지표를 알고 있어야 한다. 회계정보 관심 없이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결국 나침반 없이 배를 몰고 항해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또한, 제대로 된 제품 없이 사업을 유지할 수 없고 마케팅 및 영업력 없이 제품을 판매할 수 없는 것처럼 사업은 각 분야의 하모니 구성이 어우러져 각기 제 소리를 내며 운영 되어야 한다. 보다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되고 그 전문가를 이끌어 나갈 리더가 필요한 것이다. 그 리더는 혼자 일할 때와는 달리 각 전문가의 인력을 관리할 능력까지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기초지식 없는 리더가 어찌 전문가를 관리하고 리드해 나갈 수 있으랴? 최소한의 기초지식이 있어야 전문가와 공감하고 대화를 통하여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회사가 작으면 작을수록 아마도 위에서 언급한 기초지식의 필요성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소기업인 경우 베테랑 전문가 인력을 영입하기가 어렵고 인력을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리더가 직접 각 직원이 가고 있는 방향이 올바른 방향인지 인지할 수 있어야 하고 더 많은 지식이 있어야 이해시키고 방향 전환을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직원들도 함께 배우며 각 분야에서 더욱 나은 인력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즉, 리더가 솔선수범하여 배우고 리드해 나가며 직원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면 직원들도 이해하고 따르게 되며 더욱 자신의 실력을 성장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회사에서 함께 성장해 나갈 때 이 세상 또한 보다 나은 방향으로 성장해 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지난 10년간의 사업을 뒤돌아 보면 MBA 교육을 통하여 나의 생각 방식이 변화되고 이것은 곧 진료예약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고 결국 많은 환자들의 대기시간을 줄여 줌으로써 조금이나마 세상을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 힘이 되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나의 법률에 대한 지식이었다. 어떻게 법인을 만들어야 할 지? 회사를 운영하면서 유의해야 할 법률이 무엇인지? 저작권법, 프로그램 관련 저작권법, 보안관련 법률 등등 회사를 운영하면서 지속적으로 고려해야 할 법률들이 너무 많았지만 이에 대한 지식이 짧은 관계로 많은 정보를 찾아봐야 했고 결국은 법률사이트에서 법 조항을 읽으며 나름 해석해 나가야만 했다. 하지만 광범위한 법률안에서 혹시라도 내가 놓치는 법안이 있는 건 아닌지 늘 고민하고 있다. MBA 과정에서도 회사의 종류와 각 종류에 따른 법률 적용 내용을 비롯한 회사를 운영하면서 알아야 될 각종 법률을 다루어 줄 수 있다면 창업자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주대 MBA 과정도 세상을 바꾸는 힘에 일조할 수 있도록 보다 보완된 교육과정을 제시하고 많은 창업을 꿈꾸는 자와 경영자들이 지속적으로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데 힘을 써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