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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원우 성공수기

배우고자 한다면 순리대로, 아주대로, 아주MBA (2016 성공수기 공모전 최우수상)

  • 작성자송은솔
  • 등록일2016-11-16
  • 조회수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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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 쏟아지는 폭염 기사의 홍수 속에 살던 여름이 흔적 없이 저물어버렸다. 몇 차례의 비가 세상을 적신 뒤 자연의 순리대로 가을이 왔다.

아니, 가을이란 것을 실감하기도 전에 겨울 초입인가 싶을 만큼 서늘하다. 만물창생이 자연의 순리를 바탕으로 흐름은 지극히 마땅한 섭리임에도 새삼 생경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바람이 불고 낙엽이 속절없이 떠밀려가는 출근길의 버스정류장에서, 나는 모바일로 MBA 강의를 튼다.

피부로 머리칼로 가을을 맞고 머리로 가슴으로 2학기를 맞았다. 1학기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

회사와 학교의 그 어디쯤에서 자맥질하다보니 방학이란 뭍에 잠시 숨고르기를 했던 듯싶다. 뭍에서 잠시나마 손과 발을 보송하게 말리기도 전에 나는 다시 직장과 학업의 어느 점 한가운데 아슬아슬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닌데, 나는 내가 아주 MBA에 들어온 것이 내 삶테의 사필귀정이 아닐까 싶다. 자연이 섭리대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듯 지식에 목말라 하고 성취감을 갈망하는 것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열정의 섭리일터. 그러므로 내가 지금 아주 MBA에서 마케팅을 전공하는 건 운명으로 받아들일 일이다.

 

1993년 창동에 처음으로 점포를 열고, 그 후 150개 이상의 점포가 국내 곳곳에 자리잡아있는,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대형마트에 입사한지도 내달이면 벌써 3년이다.

나는 점포에서 상품을 관리하고 고객을 응대한다. 상품이 입점 되면 꼼꼼히 검수검품하고 매장에 진열하고 행사 준비를 하고 고객에게 상품에 대한 정보 전달과 추천까지 온전히 나의 몫이다. 패션부서에 배치 받아 의류와 신발과 캠핑용품과 피트니스, 각종 구기용품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고려시대 몽골풍의 영향으로 나를 장사치라며 다소 낮추는 듯한 뉘앙스로 말하는 고객도 간혹 있지만 나는 내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위기감도 스며든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고객의 욕구와 행동양식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점포만 열면 고객이 스스로 찾아와 매출을 발생시킨다는 건 옛말이다. 내가 속한 그룹은 타 유통업체와 경쟁하고, 대형마트는 정보기술을 등에 업고 발전한 온라인 몰과 경쟁하고, 국내 유통업계는 해외직구와 경쟁한다. 경쟁의 연속이다. 점포 간 경쟁으로도 모자라 온,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옴니채널(Omni-Channel)의 보급으로 대형마트는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다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닐 것이다.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고 라이프스타일을 대형마트로 유인해야 하는 과제를 끌어안은 지금, 나 역시 몸담고 있는 회사와의 비전을 일원화시키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 유통업에서 심도 있는 지식을 쌓고 대형마트가 미래에도 고객의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는 것. 그것이 내가 아주 MBA를 시작한 동기였다.

혹자는 말한다. MBA는 CEO나 과장, 차장, 부장 급의 고위관리직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평범한 사원인 내게 MBA의 실효성에 관해 의구심을 드러낸다. 난 그게 편견임을 안다. MBA는 직급의 유무를 막론하고 어떤 회사에서 무슨 업무를 맡든 전문적인 지식과 소양을 쌓게 해주는, 회사와 나 사이의 윤활유이자 징검다리이다. 그 중에서도 아주 MBA는 바쁜 회사 생활 속에서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부족한 현대인에게 배움의 장벽을 허물고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유통업의 특성상 주말에 쉬기 매우 어렵다. 평일에 쉬고 주말에 일하며 근무시간도 유동적이다. 파트너와의 교대근무로 휴무 변동도 잦은 편이다. 그런 내 상황을 감안할 때 무조건 오프라인 수업만 규정으로 내세우고 강요한다면 나는 MBA의 꿈을 꾸기도 전에 접어야 할 것이다.

허나 아주 MBA는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으로도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모바일로도 수업을 들을 수 있으니 시간도 절약하고 여러모로 효율적이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또한 업무 중 식사 시간에 잠깐이라도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지난 학기에는 유통업에 종사하는 만큼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아 ‘마케팅유통전략’을 제일 먼저 들었다. 빅데이터와 포스, IT의 발전으로 고객가치를 창조할 수 있었던 해외의 유통 사례를 접했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가 1993년 대한민국에 유통업의 뿌리를 처음 내릴 때 월마트의 Motto인 EDLP(Every Day Low Price)를 국내에도 정착시키기 위해 월마트의 사례를 연구하고, 국내 경영진들이 실제로 미국에 가서 현장에서 직접 판매 경로를 보고 듣고 접했다고 한다. 이렇게 경영진들이 몸으로 직접 부딪혀야만 알 수 있었던 해외의 유통 사례를, 아주 MBA를 통해 하나의 역사로 바라보고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금과옥조 같은 교수님의 말씀을 들으며 그 수많은 선진 사례와 기술의 발전 위에 지금의 유통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 다시 한 번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MBA를 거치면 본인의 업무에 대해 시야가 넓어지고 유연한 생각의 테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나무 한 그루를 보던 근시안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숲 전체와 나무 사이를 골고루 균형 있게 볼 수 있다. 나는 MBA에서 배운 경영과 마케팅에 대한 지식 덕분에 회사에서 업무 이행 시 좀 더 폭 넓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내가 판매하는 상품은 공장에서 생산되어 VMI 또는 직매입의 형태로 입점 된다는 것도 알았고, 백화점 또는 온라인 몰과 어떤 차별점을 두고 판매 전략을 수립해야할지 좀 더 밀도 있게 고찰하기도 한다. 나는 바이어가 아니기에 상품을 직접 매입하거나 상품개발을 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장에서 가장 먼저 고객과 마주하고 고객의 욕구와 구매행동 패턴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피드백 할 수 있는 매장 영업 사원이다. 만일 고객이 매장에서 상품을 보고 그 자리에서 스마트 폰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비교하고 구매한다면 나는 고객의 이러한 행위가 오늘날 복합적 유통채널의 산물임을 아는 것이다. 내가 이 모든 현상을 심오하고 첨예하게 바라보는 시각과 사고력을 갖게 된 것은 아주 MBA에서 관련 과목을 이수했기 때문이다.

 

단지 그것뿐이라면 교양을 얻는 것에 그쳤으리라. 아주 MBA가 가진 저력은 ‘동문’이라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나는 첫인상이 다소 무뚝뚝하고 딱딱해 보이는 편이라 친해지기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지인들이 말했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57기의 이름으로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공동체가 된 원우들은 그런 나에게 허물없이 다가와준 감사하고 소중한 내 영적 자산이다.

아마 내가 무저갱에 떨어진다면 나의 동문들이 그 나락에서 기꺼이 구해주고 광명을 찾게 하리라. 지식의 저변을 풍부하게 넓혀주시는 교수님, 앞에서 끌어주시는 선배님, 발맞추어 걷는 원우님들, 어느덧 가을과 함께 찾아온 58기와 앞으로 아주 MBA를 더욱 풍성하게 채워나갈 미래의 동문들까지. 사람과 사람 간의 끈끈한 네트워크 속에서 나는 학교의 푸르른 젊음을 머금고 산다. 계절은 가을의 절정으로 내달린대도 내 체감 계절은 늘 푸르고, 싱그럽고, 찬연하다.

 

아쉽게도 대학원생으로서의 Identity는 2년 4학기 한정이다. 학사모를 파란 하늘에 던지며 환호성을 지를 때, 나와 유기계약을 맺은 '학생으로서의 Identity'는 끝나겠지만, 경영 지식과 동문의 끈끈함, 졸업생으로서의 자부심은 영원할 것임을 안다.

아주 MBA에 입학한 후 나는 내 일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고, 내 동문을 사랑하게 되었다.

삶이 뜨거울 수 있도록 비등점을 지나 끓어오르는 열화의 순간에 아주 MBA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