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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원우 성공수기

'아'는 만큼 보이고 '주'는 만큼 채워진다 (2014. 장려 수상)

  • 작성자김민지
  • 등록일2014-11-25
  • 조회수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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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끝날 무렵부터 이사를 가려고 이곳 저곳 알아보고 있었다. 개중에 마음에 드는 곳이 생겼는데, 뒤늦게 아파트 주변에 변전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자기의 위해에 대해 여러 말이 많았기에 이사를 접고 나서, 그동안 알아보러 다닌 고생스러움을 허탈해 하며 장이나 보자며 안성 시내 쪽으로 운전을 해 가고 있었다. “자기야 여기 송전탑이 어마어마하게 큰게 여러 개 있네?”, “왜 여태 몰랐지?” 아내와 나는 서로 머리를 갸우뚱거리며 웃었다. 수천번을 지나다녔던 길인데, 이제껏 몰랐다는 사실이 우스울 지경이었다. 이렇든 사람은 경험하면서도 인식하지 못하다가 어떠한 계기를 통해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인식함으로 비로소 배울 수 있게 되는 것이고 배움을 통해 한 사람의 지경(知憬)이 넓어지는 것이다. 아주대학교 경영대학원MBA 코스는 매일 똑같은 회사생활을 할 때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해주었고, 의미있는 것들을 채울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내게 주었다.


여러 대학들이MBA 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주대 경영대학원에 입학하기로 결정한 큰 이유는 학사운영 시스템이었다.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가 허락된다면 오프라인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고, 물리적인 공간과 시간이 어렵다면 온라인으로 수강 할 수 있다는 점은 어찌보면 쉽게 학점을 취득해서 필요한 학위만 얻는다는 부정적인 관점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직접 온라인 수업에 참여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듯이, 쉽다는 표현의 기준이 무엇이라 할 지라도 절대 쉽지 않고, 학습의 절대 왕도가‘반복’이라고 한다면 최고의 방법으로 학습하는 기회라고 볼 수 있다. 회사에서 맡은 업무가 실무를 책임져야 하는 과장급이다보니,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나누기도 어렵고, 주말에 집에 있어도 일을 가져가 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다 보니 삶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그렇지 않은지를 구분하기 조차 힘든 시간들이었다. 전문성을 키워서 빨리 인정받아 자리를 잡고 싶었다. 사실 이런 마음은 바슷한 직급의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갖는 공통된 희망이 아닐까? 마음과 행동이 이렇게 급하게 성취해야 하는 것에 집중되다 보니,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기 불안감이 커졌다. 아이에게 아빠는 그냥 일하는 사람으로 인식되었고, 아내는 적은 급여에 일만 많이 하는 내가 안쓰럽기도하고, 과연 이 힘든 시간이 우리 가족이 정말 원하는 꿈과 연결이 된 것일까? 끝이 있기는 한 것일까? 가장인 나를 응원하면서도 걱정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결정한다는 말을 알고 있었지만, 그 때 나는 방향을 점검하기보다는 속도만 생각했던 것 같다. 선택해야만 했다.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삶이 누군가에게 옳은 지식을전달하고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한다면, 마음을 점검하고 도전해야만 했다. 그것이 학업이었다. 나는 돈이 없었다. 뜻이 있으면 방법이 보인다고 했나? 이런 마음을 아내에게 이야기 했더니 뜻밖에 정보를 알게 되었다. 나라에서1% 학자금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중소기업만 된다고 해서 회사에 알아보니 절묘하게 가능한 것으로 나왔고- 나중에 알았지만 이 혜택은 조직을 통틀어 나까지만 받게 되었다. 돈 문제가 수월하게 해결되었다. 아내에게“여보 내가 이 대출비 졸업한 뒤 1년 만에 다 갚아 줄께”,“꼭 그렇게 하자.!”라는 아내의 응원과 함께 학업이 시작되었다. 평소 꼼꼼히 적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첫 동기모임에서 회의를 메모 했고, 그 일로 인해 총무로 발탁되어 졸업 때 까지 활동을 하게 되었다, 원우회 일과 학교일까지 하다 보니 하면서는 고단한 일들도 있었지만, 기업에서는 해당 업무만 하는 실무자로서 경험하기 힘든 전체의 가치를 보는 눈을 기르는 훈련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더불어 평소 다른 사람들과 지식과 경험에 대해 나누는 것을 좋아했던 터라 함께 공부하며 배우는 행복을 누린 시기였다고 기억된다.


학업을 시작하기 전에 이런 고민을 해 봤다. 회사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가능할까? 지금 일만 하는 것도 힘든데, 내가 할 수 있을까? 사실 많은30대가 이와 비슷한 고민으로 학업의 기회 앞에 주저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학업만도 아닌 학교일과 원우회 일도 처리 해야 하는 총무까지 맡아서, 아내는 내심 내가 지치지 않을까 걱정을 했단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순간을 넘어서면 자신을 뛰어 넘게 된 것이다.”라는 말을 들어본적 있는가? 시간도 에너지도 버거울 거라 생각했던 나였는데, 이상하리만큼 이 모든 역할이 여유있게 진행되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지식이 늘어났고, 평소 관심있었던 인사 조직 관리에 대해 학문적, 철학적, 인문학적 소양이 두터워짐을 느꼈다. 조직에서 생길 수 있는 작은 사건에 시시비비를 운운하며 좁게 생각했던 나 자신이 좀더 깊이있는 성찰을 갖게 되었고, 이 모든 것으로 인해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충만하게 가질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분야와 직급, 연령대의 원우들과 나눈 실무적인 여러 케이스들에 대한 대화와 토론들은 단순히 상아탑적인 학문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로, 삶의 모습까지 되돌아 볼 수 있는 귀한 경험이었다. 정신없이 바쁜30대 과장이2년의 시간을 아주대학교 경영대학원MBA 과정에, 가족과 누리고 스스로 쉴 수 있는 시간을 내주었더니, 상상할 수 없는 것들로 나를 채워주었다. 한 기업의 작은 구성원 역할이었던 나는, 이제는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국내 대표Global Solution Firm인Franklin Covey 전문교수, 청람M&C CEO, 월드비전에서 아프리카 지역으로 봉사를 떠나는 전문인력들을 코칭하는 마스터 코치로서 활동하며, 원고를 마무리 하는 지금은 아주대학교 전 교직원과 포천에서 코칭이라는 주제로 강의하며 전문 강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아주대학교에서MBA 과정을 했 경험에 대해 글을 쓰면서 동시에 강의자로서 또 다른 아주대학교 식구들과 시간을 나누다 보니, 지금 이 시간은 나에게 어느 곳에서도 느껴 보지 못한 새로운 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반적인 기업에서 교육은 교육담당자의 고민이 무색할 만큼, 교육간다=쉬러간다 내지는 급하게 처리해야 할 업무를 방해하는 요소로 받아 들여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런데 아주대학교는 교육에 대한 접근과 인식부터가 다르다. 끈끈한 신뢰 안에서 서로의 성장을 아낌없이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문화가 있고, 어떻게 하면 함께 협력할 수 있을지, 긍정적 시너지를 위한 고민까지 나누는 모습은, 교육 이상의 교감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쉬는 시간에 달려와 교육 중에 떠올랐던 질문을 퍼붓는 모습은 이분들이 과연40대가 넘은 직장인들이 맞는가를 의심해 볼만한, 젊은이 에게도 없는 열정이었다. 아주대학교는 나에게 아직도 무언가를 채워 주고 싶은가보다. 경영대학원MBA과정과 이후의 강의 경험들을 통해 내가 받는 것에 너무나도 감사한다. 지금도“이렇게 뜨겁게 받은 것들을 어디에 주어야 할까?” 하는 강력한 질문으로 나를 채찍질 한다. 김우중 회장님께서 얼마 전 교내 출판기념회에서하신 말씀처럼“많이 못 도와 줘서 미안합니다.”라는 눈물의 고백이 내 안에 후배를 향한 울림으로 거룩하게 고동친다.